지유명차

지유명차의 시작
지유명차는 2002년 봄에 보이차를 즐겨 마시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동양의 유불선과 인체론, 천문, 지리 등을 아우르는 인문학 공부 모임이었는데, 함께 공부하는 자리에서 대만이나 홍콩 등지에서 사온 중국차, 특히 보이차를 나누어 마셨습니다. 함께 차를 나누는 자리가 거듭될수록 차가 사람에게 무척이나 유익한데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차를 구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인사동에 작은 점포를 얻어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창업 자금에서 일부로는 점포를 얻고 나머지는 차를 정식 수입하는 데 썼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보이차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됐던 적이 없었던지라 이것저것 물어가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유명차의 철학
지유명차의 지유(地乳)는, 차(茶)라는 물건이 ‘대지(大地)가 우리에게 주는 젖줄(地乳)과 같은 것’이라는 철학이 담겨있는 말입니다. 명(茗)은 名이 아닌 茗으로, 차 중에서도 교목형 차나무를 가리키며, 차(茶)는 관목형 차나무 또는 더 넓은 의미의 차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따라서 地乳茗茶는 지유(地乳)라는 철학에 걸맞은, 차다운 차만을 다루겠다는 저희 의지의 표현입니다.

보이차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생각으로 선택한 물건입니다. 대개 이 땅에서 난 것이면 우리 것, 아니면 남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정말 그런 기준이라면 음식이든 종교든 처음부터 우리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은 우리 것이 우리 몸에 좋다는 말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흙이 하나라는 말입니다. 흙으로부터 왔고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음식을 먹는 것도 간접적으로 흙을 먹는 것이고, 차를 마시는 것도 흙을 먹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이차를 마시는 것은 가장 정제된 흙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보이차의 원료인 중국 운남의 교목대엽종 차나무는 20미터 이상까지도 자라는 키가 큰 나무입니다. 그 뿌리는 상대적으로 땅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들어가서 모든 토양층의 양분을 흡수하여 위로 올립니다. 그리고 꽃이나 열매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다른 식물들과 달리 영양 성분을 일년에 열여섯 번 이상씩 새로 내는 잎에도 저장합니다. 그 잎을 미생물의 힘을 빌려서 사람이 우려 마셔도 독이 없이 유익하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으로 보이차 제차 및 보관 공정의 원리입니다.